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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웨이와 김해준의 부캐 최준의 콜라보레이션

지난 3월 샌드위치 프렌차이즈 서브웨이와 개그맨 김해준이 함께한 광고가 큰 화제였습니다. 사실 김해준이라는 인물 보다 그가 연기하는 가상의 캐릭터, ‘부캐(부캐릭터)’인 최준이 인기였죠. 서브웨이의 새로운 모델로 선발된 최준은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컨텐츠를 통해 이름을 알렸습니다.

엄청난 연기력으로 “철이 없었죠”, “어? 예쁘다.” 등의 유행어를 TV로 역수출해낸 최준은 분명 현 시점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대세 캐릭터입니다. 그가 출연한 광고는 500만 조회수를 넘어섰고 여러 커뮤니티를 달군 팬들의 관심도 여전한 듯 보여요. 5월에는 인기에 힘입어 김해준의 또다른 부캐 쿨제이와 최준이 함께 광고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역시나 열광했고요!

쿨제이도 참여한 서브웨이 광고

광고 업계는 ‘부캐’ 열풍이 한창입니다. 작년 2020년를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였던 ‘멀티 페르소나’가 여전히 이어짐과 동시에, 소비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가 양면화되고 필요나 효용에 따라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죠. 취미 정체성이 중요해지고 자신에게 가장 가치 있고 즐거움을 주는 소비를 하려는 MZ 세대의 경향은 ‘가심비’를 넘어 ‘가잼비(가격 대비 재미를 추구하는 구매 욕구)’를 충족시키길 요구합니다.

부캐는 이런 측면에서 마케팅적으로 유효합니다. 조승현 제일기획 캐스팅 디렉터에 따르면 "부캐는 기존 광고 모델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에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다양한 캐릭터와 펀(fun)한 요소를 가미할 수 있어 광고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해요. (출처: 조선비즈 『라이브커머스·광고계 러브콜 받는 부캐 유튜버』)

하지만 단순히 재미로만 ‘부캐’ 바람을 설명할 순 없다고 느껴요. 특히 유튜브를 주무대로하는 부캐들을 보면요. 무엇이 이들을 광고계 블루칩으로 도약시킨 것일까요?

첫번째, 유튜브 영상 포맷

유산슬 굿바이 콘서트! 역대급 게스트의 같은노래 다른무대

‘부캐’가 게임 밖에서 의미를 갖게 된 것은 급변하는 미래상에 걸맞는 멀티 플레이어(multi player)의 등장을 알린 2000년대 중반으로 보기도 합니다만, 사회 문화적으로 보편 확장된 계기는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라 할 수 있습니다. 개그맨 유재석의 부캐 ‘유산슬’이 본캐 못지않은 반향을 일으켰죠. 하지만 지금 부캐 유행을 선도하는 주역은 익숙한 얼굴의 TV예능인이 아닙니다.

유재석의 새 부캐 ‘카놀라 유’나 ‘러브 유’가 유산슬 만큼의 화제성을 보이지 못하고 일회적으로 소모된 것에 반해, 김해준의 카페 사장 오빠 ‘최준’, 김민수의 랩퍼 ‘임플란티드 키드’, 재벌 3세 ‘이호창’ 등은 선풍적인 인기와 함께 트렌드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대표 컨텐츠는 오묘하게 불쾌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B대면 데이트’입니다.

[B대면데이트] 출연자 인터뷰, 피식대학

[B대면데이트] 이호창/34/재벌3세, 폭발적인 인기의 주인공

‘B대면 데이트’는 코로나19로 인해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시행되는 현실을 반영한 컨텐츠입니다. 언젠가 목격한 적 있는 이상한 남자들이 영상 통화 소개팅 형식으로 등장하죠. 언택트 시대에 발맞춘 시의적절한 포맷입니다. 게다가 카메라 밖의 상대와 대화하는 형식과 콘셉트에 충실한 캐릭터 구성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일조했습니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리포트 보러가기

이러한 방식은 또한 이들 부캐가 인터넷 밈(meme)으로서 자리잡게 만들기도 했어요. 대중문화에서 밈은 특정 사진이나 영상과 같은 시각적 컨텐츠를 재가공하여 공유되는 활동 전반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콘텐츠가 그저 존재한다고 해서 밈이 되진 않아요. 단순히 모두가 아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모방과 변이의 요소가 충분하여 확장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치 수많은 유튜버들이 ‘B대면 데이트’ 속 비호감 남성들의 데이트 상대를 연기하는 2차 창작물을 재생산하는 것처럼요.

이러한 요소들은 MZ세대와의 소통이 중요해진 광고 시장에 부캐 유튜버의 섭외가 활발하게 이뤄지게 되는 배경이 되어줍니다. 특히 유통 업계 최대의 화두로 떠오른 라이브 커머스에 부캐 유튜버들은 시청자들의 참여를 능숙하게 이끌어낼 능력이 있죠. 11번가가 라이브 커머스의 예능형 코너를 신설하며 김해준, 김민수를 기용한 것이 그 예시입니다.

유통업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피식대학의 최준

MZ 세대는 콘텐츠를 단순히 수용하지 않고 향유하는 과정을 중시하기 때문에, 쇼핑에 댓글을 매개로 한 참여 기능이 가미된 라이브 커머스는 이들을 타겟팅한 주요 전략입니다. 부캐들을 고용한 라이브 커머스의 경우, MZ세대들의 ‘컨셉친(concept+친(親)’적 면모를 겨냥한 것이죠. 여기서 컨셉친은 MZ세대가 취향에 맞는 콘셉트와 세계관에 과몰입하며 서로 교류하는 성향을 의미해요. (출처: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1]) 이러한 양상은 특히 유튜브에서 두드러집니다. 유튜브는 방대한 콘텐츠의 생산지이자 상호간 네트워킹이 두드러지는 토론장으로, 컨셉친이 증폭되기 쉬운 공간이거든요.

두번째, 세계관 놀이

민경버스의 시작

부캐 유튜버들의 활약은 우연적이지 않습니다. MZ세대들이 ‘부캐’에 빠져드는 것은 ‘세계관(유니버스) 놀이’와 결이 같아요. 세계관은 본래 영화나 드라마 등의 작품이 진행되는 시공간적 배경을 의미하나, 최근엔 온라인에서 펼쳐지는 가상의 경험 세계를 통틀어 말하기도 합니다. 유튜브에서도 심심찮게 보입니다. <강유미 yumi kang좋아서 하는 채널>의 강유미 유니버스, <시켜서 한다! 운동뚱>의 민경버스 등 세계관에 이름을 붙여주고 댓글로 호응하며 세계관을 정착시키는 등, MZ세대는 세계관 놀이에 푹 빠져 있어요. 속칭 ‘OO버스’는 그들이 주도하는 놀이 문화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 세계관의 핵심이자 중심축은 당연 부캐입니다.

MZ세대는 세계관이 유지될 수 있도록 힘써요. ‘본캐’와의 분리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가상 세계의 약속에 부합하는 반응을 보여주며 세계관에 가담합니다. 캐릭터의 수행이 컨텐츠를 통해 지속됨과 동시에 소비자가 여러 방식으로(특히 댓글로) 부연하면서 부캐는 보다 더 존재하게 되고 부캐의 유니버스는 생생하게 구현되죠. 이 놀이에 꼭 치밀하고 웅장한 대서사시적 서사는 필요치 않아요. 콘텐츠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 설득력 있는 디테일만 갖춰도 유튜브 이용자들은 기꺼이 유니버스에 ‘과몰입’합니다.

“무언의 놀이에 동참하면서 취향 공동체하고 캐릭터를 키워 나간다는 즐거움도 나누고, 이들이 이제 향후 성장하는 방향까지 직접 관여하면서 산업을 키워가는 역할을 함께 해요. 멀리 떨어져서 그냥 지켜만 보는 게 아니고 그 부캐 놀이에 함께 참여를 하니까 훨씬 더 이 부캐에 대한 애정도가 많이 올라갑니다.

  ―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소비 형태의 관점에서, 과몰입 현상은 팬슈머(fansumer)들을 양성하고 브랜드와 적극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하도록 만드는데 기여합니다. (출처: 소비자평가, 『이젠 내가 지휘한다! 팬슈머의 등장』) 하지만 광고주가 환영하는 부분은 브랜드를 세계관 놀이에 끼어들어 MZ세대, 특히 팬슈머들을 확보할 기회가 생긴다는 점 외에도 있습니다. 이들은 일관된 콘셉트를 뽑아내는 일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면서, 소재 고갈과 신선함 사이의 자가당착 상태에서 벗어나게 해줄 복수의 부캐들을 갖고 있어 여러 모로 활용도가 높습니다.

그 예로, 다양한 부캐를 갖고 있는 김해준은 11번가의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서 상품의 테마에 맞춰 다른 캐릭터를 선보였습니다. ‘매장 털업’에서 최준이 폭립을 팔았다면, ‘봄 이즈 백’에선 쿨제이가 봄 신상 의류들을 판매하는 식입니다. 여기서 쿨제이는 2000년대 패션과 문화를 재현한 <피식대학>의 ‘05학번 이즈 백’에서 동대문 옷 장사를 하는 캐릭터입니다.

강유미의 화상회의 롤플레잉 영상

강유미 유니버스 역시 다양한 캐릭터들을 앞세워 여러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였는데요. 비스포크를 홍보한 인스타갬성브이로그, 블루마이크를 홍보한 화상회의 롤플레잉 영상은 다수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식료품, 가전, 교육, 카테고리를 넘나들 수 있는 것은 그가 갖춘 방대한 세계관 덕분입니다.

🔗유튜브 채널 <강유미 yumi kang좋아서 하는 채널> 리포트 보러가기

세번째, 부캐에 진심인 사회

부캐의 존재가 비단 무명 코미디언들만의 탈출구나 대안인 것은 아닙니다. 현실에서도 우리 역시 여러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배민 커넥트나 쿠팡플렉스를 부업 삼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고,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또 다른 자아를 표출하거나 퇴근 후의 일상을 영위하려는 이들도 심심찮게 보입니다.

이런 사회 현상은 좀 더 보편화될 기세입니다. 2020년 취업 포털 ‘잡코리아’와 아르바이트 중개 플랫폼 ‘알바몬’이 성인남녀 1,7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설문 참여자 중 16.3%가 ‘현재 부캐를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56.3%는 ‘현재는 없지만 향후 가지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게다가 부캐 문화의 전망에 대해서는 ‘더 확산될 것’으로 생각하는 응답이 64.9%로 ‘한동안 유행하다가 잠잠해 질것’으로 보는 의견(35.1%) 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출처: 뉴시스 『성인 10명 중 6명 “부캐릭터 문화 긍정적”…“부캐 있다” 16.3%』)

사이드 프로젝트, 우리도 부캐를 원한다

점차 부캐는 시의성 높은 오락거리 이상이 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좀 더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지고 지리멸렬한 먹고사니즘에 매몰되지 않으며 나의 자유에 도달하기 위해 고정되고 단일한 자아에서 탈피합니다. 이러한 특성은 부캐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이상으로 장려하는 문화를 낳습니다. 사례로, SIDE 프로젝트는 본캐와 부캐가 공존하는 시대를 축복하며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팁을 나눕니다. https://sideproject.co.kr/

<놀면 뭐 하니?>에 등장한 유재석의 부캐들에 환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을 수 있죠. <놀면 뭐 하니?> 자체가 PD 김태호와 유재석 이외에 딱히 정해진 경로가 없던 점은 프로그램의 동력이 되었으나 유재석의 부캐가 억지로 실천하는 포맷은 작위적이었습니다. “내 의사는 아니지만”, “상황이 돌아가면”, “해야 되잖아요” 등의 발언은 본캐를 의식하고 있음과 함께 그의 부캐에 대한 부담감 내지 거리 두기를 드러냅니다. (출처: [문화비평] “포스트-텔레비전 시대의 우편, 포스트-우편 시대의 “부캐””)

그러나 점차 그 스스로 부캐를 인정하며 시청자들에게 능청스럽게 캐릭터를 보여주었죠. 잠재되어있는 욕망과 재능을 부캐라는 명명하에 발현하는 일련의 프로젝트는 나를 숨기고 살아가는 대중의 공감대를 샀던 겁니다.

다만 ‘부캐’가 ‘본캐’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지를 생각하는 기성 매체의 흐름은 부캐를 ‘특정 연예인이 또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정도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대중은 점차 주류 미디어에서 마주하는 부캐 컨텐츠에 피로감을 느끼고 그다지 신선하게 느끼지 않게 되었습니다. ‘본캐’와는 완전히 다른 것, 새로운 페르소나로의 도전 자체를 갈증하는 우리들에게 해답처럼 다가온 것은 기성매체가 아닙니다. 다름아닌 부캐 유튜버지요!

강유미 유니버스

더욱 일상적으로 부캐 문화가 퍼지게 되면 이들이 문화 콘텐츠적으로 유용하지 않을 것이란 시선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부캐 유튜버들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이죠! 앞으로도 이들이 부캐 문화를 선도하며 흥행의 주춧돌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요약해드릴게요!

 Eyes on Apple iOS 14.6 부캐 유튜버가 뜨는 이유는?

 유튜브 영상 포맷
: 카메라 밖의 상대와 대화하는 형식과 콘셉트에 충실한 캐릭터 구성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기여하면서 2차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됩니다.

세계관 놀이
: MZ세대들은 부캐의 ‘세계관(유니버스)’이 유지되도록 기꺼이 놀이에 가담합니다.
이렇듯 MZ세대, 특히 팬슈머들을 확보할 기회가 생긴다는 점 외에도 광고주들은 여러 부캐를 갖고 있어 활용도가 높다는 점에 이들을 환영합니다.

부캐에 진심인 사회
: 우리가 부캐에 열광하는 이유는 또다른 자아를 표출하고픈 욕망에 기인합니다. 따라서 부캐는 본캐와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존재해야하고 이를 충족하는 이들은 부캐 유튜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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