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를 살아가는 버추얼 인플루언서 | 피처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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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를 살아가는 버추얼 인플루언서

2021-07-10 발행0명이 봤어요.




인플루언서 로지(ROZY)를 아시나요?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패션 인플루언서입니다. 최근 신한라이프와의 협업으로 세간을 놀래 켰는데요. 보험업계와의 파격 행보에 이어 SNS 이외에 매거진, 방송 등 활동영역을 더 확대하겠다고 알려 화제였습니다. 로지가 이토록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디지털 휴먼, 버추얼 인플루언서이기 때문입니다.


로지는 SNS에 지난해 8월부터 4개월 동안 일상생활부터 화보 촬영 모습 등 다양한 사진을 게시하면서 댓글로 소통하였습니다. 자신이 가상 인물임을 숨긴 채요. 지난해 12월 즈음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임을 공개했죠.


로지의 개발사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에 의하면, 그는 실제 사람의 이미지에 AI가 생성한 가상 얼굴을 합성하여 완성되었습니다. 특히 Z세대가 좋아하는 셀럽들의 얼굴을 분석해 비주얼을 탄생시켰다 하는데요. 관계자는 기존 완벽한 미인형의 얼굴 가상 모델과는 차별점을 두어 디자인하고 남다른 가상 표현력을 추가하였다 말합니다. 그래서일까요? 22살 로지의 사진은 Z세대 특유의 재기 발랄함으로 사람들을 매혹시킵니다.


🔗로지의 인스타그램 리포트 보러 가기



이런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등장이 새롭고 낯선 일은 아니에요. 릴 미켈라, 임마, 슈두와 같은 인물들은 이미 글로벌 한 인기를 누리고 있죠.


리서치 서비스인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는 지난 10월, 2022년에는 전 세계 브랜드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연간 150억 달러를 쓰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어요. 경제지 블룸버그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기업들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비용 중 상당 부분이 실제 인간 대신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통해 집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고요.


또한 버추얼 인플루언서 업계의 대표적 웹사이트인 virtualhumans.org의 설립자 크리스토퍼 트래버스는 “버추얼 인플루언서와 일하는 것이 더 돈이 적게 들고 100% 통제가 가능하며 동시에 여러 곳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예측 불가능한 인적 요소와 관련된 오류들을 막기에도 편하죠.


즉,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합니다.


게다가 코로나19가 불러일으킨 경제적 타격은 가상 인물들의 등장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저렴한 비용과 적은 시간을 통해 마케팅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요. 많은 브랜드들은 가상 인물들과 협업하며 이 테크놀로지의 유용함을 주시했고 이를 발전시키고자 했습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업계는 현실과 유사 현실의 차이를 메워 나가는 추세입니다. 딥페이크는 기술적 한계를 극복시켜 소위 ‘불쾌한 골짜기’라 불렀던 심리적 불편함을 큰 폭으로 줄게 했죠. 이렇게 더 진짜에 가까워진 가상 인물들은 SNS 바깥으로 나와 현실 세계의 우리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이 메타버스(metaverse)는 훨씬 더 만연하고 강력합니다.” – Tim Sweeney

가장 대표적으로 대중문화 속에 침투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로는,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에스파’가 있습니다. 에스파는 4명의 실존 아티스트 외로도 각각의 AI 아티스트가 서로 한 팀이 되어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죠.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PD에 따르면, 이러한 움직임은 엔터테인먼트 미래가 ‘아바타’와 ‘셀럽’에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가상 현실과 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셀럽을 만들고자 하는 그는,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에 스며드는 가상 인물들의 존재에 깊은 주의를 기울입니다.


MZ세대들의 핫토픽이나 다름없는 아이돌 업계-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의 이런 동향은 무엇을 반영하나요? 또, 영원한 Z세대로서 자아를 갖춘 릴 마켈라, 임마, 그리고 로지와 같은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의 행보는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주나요?


이름 하야, ‘메타버스’의 시대입니다. 메타버스는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공/추상’을 뜻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입니다. 정의가 불완전하지만, 대리자들을 통해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가 허물어지는 지점은 모두 메타버스라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메타버스를 구성하는 버추얼한 요소인 대리자(메타휴먼)는 더 빠르게 세계 간 경계를 무너트리는 물리적 교량입니다. (참고: Outlier Ventures, 『The Open Metaverse OS』)



미국 게임사 ‘Roblox’가 바로 메타버스의 대표주자입니다. 우리나라의 ‘Zepeto’와 같은 아바타 서비스 역시 메타버스 입니다. 모두 Z세대가 주 이용자입니다.


이런 메타버스의 성장은 MZ세대의 특성과 잘 맞물려요. MZ세대는 온라인에서의 만남과 관계 맺기에 거리낌이 없고, 아바타나 가상 인간 등의 메타휴먼을 자연스럽게 인정합니다. 사례로, 버추얼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에게 가장 많이 영향 받는 집단은 10대20대로 밝혀졌어요. (출처: tubefilter, Is A.I. The Next Step For Influencer Marketing? Meet Lil Miquela.)


브랜드에게있어 다음 목표는 당연히, 제2의 로지를 만드는 일입니다. 다음 세대의 파급력 있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탄생시키기 위해 중요한 것은 외적인 부분뿐만 아닙니다. 더욱이 중요한 건 Z세대의 가치관과 관심사를 관통하는 페르소나입니다.


“우리의 핵심은,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입니다. – Nicole de Ayora


그저 미려하기만 할 뿐인 완벽한 피드는 다른 인플루언서와의 차별점이 되어 주지 못합니다. 심지어 올해 3월, 언리얼 엔진은 높은 퀄리티의 버추얼 인간을 굉장히 쉽고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는 툴서비스인 MetaHuman을 공개하기도 했죠. 몇 십분 이내로 제작 시간을 단축시킨 만큼, 버추얼 인간의 생산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더 풍부하게 살아있도록 해야합니다.


릴 미켈라의 경우를 볼까요? 미켈라는 일상적인 문장을 쓴 다음, 다음 문장에서 자신을 로봇이라 말합니다. 리얼리티 콘셉을 유지하며 나는 당신과 마찬가지라는 메시지로 사용자를 끌어들인 뒤, 디지털 휴먼의 면모로 관심을 유지합니다.



이런 전략은 로지에게서도 비슷하게 찾아볼 수 있죠! 앞서 말했듯, 로지는 처음에 자신이 버추얼 인플루언서임을 밝히지 않았다가, 이후엔 태그 등으로 자신이 가상 인물임을 계속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실과 초현실이 모호한 영역으로 사람들을 초대하죠. 댓글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대댓글로 소통합니다. 영락없는 진짜 사람처럼요.


로지는 Z세대답습니다. 나를 유형화하는데 적극적이거든요. 인스타그램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활용하는 모습이 그 예입니다. 질문지를 활용해서 Q&A를 진행하고 자신의 취향과 생각을 공유합니다. 게다가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성향테스트에도 참여해 사람들과 친목을 다집니다.


위처럼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은 MZ세대들의 문화에 직접 참여하고 그들과 같은 경향성을 보여야 합니다. 피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로지는 서브컬쳐를 향유하는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화를 보거나 한강에서 보딩하는 자신을 게시합니다.


MZ세대는 또 어떤 특성을 보이나요? 그들은 사회적 이슈에 자신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말하고, 스스로를 브랜딩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자신들이 공정하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길 바라고, 행동합니다. 로지도 그러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투표를 독려하거나 환경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고고챌린지에 참여합니다.


사실 릴 미켈라야말로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동참한 해시태그 운동의 시초입니다. 그는 #BlackLivesMatter를 표기하며 흑인 인권 해시태그 운동에 동참하였어요. 그리고 작년에는 우버를 이용하는 도중 성희롱을 당했다는 가상의 시나리오로 성차별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전자는 실제 지지자들이 직면한 반발을 피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후자는 성차별 경험을 농담으로 전락시키고 심각성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마케팅 영역 외로 이들을 활동시키고자 할 때, 현실의 문제들을 끌고 오는 일은 정말 신중해야 합니다. 가상 인플루언서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이어나가는 Jacobson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이 좋은 추세인지, 무서운 추세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여긴 회색 지대가 많습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보여주는 디지털 트렌드는 문화적 전유 및 실제적인 혐오 이슈에 대한 현실의 거울상입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 뒤에서 돈을 벌고 있는 자가 자신이 만든 캐릭터와 명확하게 연결된 것이 아니면, 특히 이 아바타가 유색 인물이라면 불편할 수 있습니다. 슈두가 그렇습니다. 키가 크고 날씬한 흑인 여성으로 묘사된 이 슈퍼모델은 사실 백인이 만들었거든요. (출처: CBC, Mixing reality and fantasy, virtual influencers thrive amid the pandemic)


딥페이크라는 기술의 위험성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합성한 음란물 등의 제작 가능성이 존재하니까요. 현재 법으로는 실제 사람으로 딥페이크 영상 제작 및 유포가 처벌 가능하지만, 가상 인물을 합성한 음란물은 그들이 실재하지 않다는 이유로 처벌 범주에서 제외됩니다. 하지만 포르노로 소비될 수 있는 이들이 어린 여성의 이미지를 표방한다는 건 큰 문제입니다.


더 다양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들과 마주할 내일을 우리는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나요? 이런 깊은 논의들이 나오는 건 더 나은 공생을 위해 고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에게 남아있는 복잡한 과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입니다. 계속해서 진보해 나아가는 그들에게 우리는 더 나은 인간상을 부여 해야할 거에요. 더 신중하고 진중하게 이들을 마주할 때, 메타버스 속 메타휴먼들의 다음 단계는 어떤 모습일까요?

요약해드릴게요!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등장, 우리는 무엇을 대처해야 할까요?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현실 세계로도 확장되며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Z세대들은 이들 가상 인물들에게 크게 매료되고 있어요.


제 2의 로지가 나오려면 어떡해야 할까요? AI임을 계속해 드러내며 반발심을 줄이고 친근하게 타깃층에 다가가야 합니다. 또한 페르소나에 Z세대의 특성을 적극 반영해야 합니다.


하지만 브랜딩은 신중해야 합니다. 현실의 이슈들을 끌어오는 행위는 논란이 될 수 있어요. 게다가 기술적 진보를 따라가지 못하는 윤리적 태도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이 악용될 현실을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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